연말을 앞두고 경남 지역 공직자들이 각종 비위와 범죄에 연루되면서 공직 사회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20대 여경을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를 받는 경남 거창군 간부 공무원 A씨를 불러 조사를 마쳤다. A씨는 지난달 31일 거창군 한 음식점에서 열린 거창경찰서 직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20대 여경 손을 잡거나 껴안는 등의 행위를 한 혐의(강제추행)로 최근 고소당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성추행의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자리에서 이 여경에게 "거창군에 전입하려면 군수에게 수영복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식의 발언을 한 내용으로 고소당한 거창군 또 다른 간부 공무원 B씨도 조만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경남 거제시 한 공무원은 지인인 납품업자와 짜고 물품 금액을 부풀려 계약한 뒤 차액을 챙기는 수법으로 9천여만원을 챙긴 혐의(업무상 횡령)로 최근 불구속 송치됐다. 이 공무원은 2018년 10월부터 2019년 9월까지 95회에 걸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또 2021년 1월부터 지난 1월까지는 68회에 걸쳐 같은 방식으로 이 납품업자와 계약하며 납품업자에게 4천900만원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제공하기도 했다. 거제경찰서는 현재 이 건과 별개로 다른 거제시 간부 공무원의 불법 행위도 조사 중이다. 지역 공직자들의 비위는 경찰도 마찬가지다. C 경무관은 경남경찰청 소속이던 지난 8월 승진 동기이자 경찰대 선배인 부산 해운대경찰서장에게 지인의 불법 면회를 청탁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C 경무관은 해운대경찰서장에게 해당 형사과장 연락처를 받고 직접 전화해 편의를 봐달라고 청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과장은 피의자 조사를 한다며 허위 서류를 작성해 피의자를 유치장에서 빼낸 뒤 형사과장실에서 C 경무관 지인과 만나게 해줬다. 경찰청은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정식 수사에 나서 최근 C 경무관과 해운대경찰서장, 형사과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C 경무관은 이 사건으로 지난달 직위 해제가 돼 본청으로 발령이 난 상태다. 경찰 하급 직원의 비위도 터져 나왔다. D 경장은 창원중부경찰서 소속이던 지난달 창원 지역 여러 주점을 돌며 약 150만원어치 술을 외상으로 마시다 최근 구속됐다. 그는 경찰 신분증을 제시하며 상인들을 속였고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한 경찰이 직위를 해제한 후에도 범행을 이어 나갔다. 결국 경찰은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고 D 경장을 파면했다. 공직자 유형과 직급을 불문하고 연이어 불미스러운 일들이 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진다. 정춘희 부산경남미래정책 대표는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는 국가에 대한 국민 불신을 초래해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행정을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도 위험하다"며 "공직자들 스스로 공직의 의미를 고민하고 단체장들도 내부 조직 기강을 확립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세계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